정윤2009/05/29 00:47

 오늘의 날씨는 30도가 넘나드는 무더위였다. 땀방울이 목과 등줄기로 흘러내리는, 오후 두시 정도에는 아스팔트에서 아지랑이가 올라오는 마치 숨이 막힐정도의 더위.... 검은색 양복 상의는 벗어버린지 오래이고 단정하게 목에 매인 넥타이는 마치 축늘어진 혓바닥만큼이나 풀어져 있다.  전화기의 최신 발신목록에는 무수한 거래처의 전화번호들이 찍혀있다. 오늘의 목표 18처를 돌아야 하지만, 오늘 일과의 절반이 흐른 지금, 고작 7처밖에 못 돌았다. 한손에는 서류가방을 한손에는 양복 상의를 쥐고있는 나의 모습이 쇼윈도의 유리창에 비추어진다. 패기라곤 찾아볼수없는 영락없는 패잔병의 몰골이다.

   '불과 몇달전만에도 저렇게 배는 안나왔는데...'

그와중에서도 유리창에 비추어진, 모습에서 늘어만가는 뱃살에 신경이 간다. 아직 젊다라고만 생각한 '나'인지라 간혹 30이라는 숫자에 민감해지기는 하지만, 그와는 별개의 마치 30줄에 넘어가면, 덤으로 받게되는 별책부록마냥, 늘어져버린 뱃살은 처치곤란이다.  행여나, 앞으로 나의 여생에서 같이하게 될 동반자가 아닐까라는 불안한 생각을 가져본다.

 이런저런 생각에 담배를 한대 물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찰나, 주머니속에 꺼낸 담배를 처다본다. 내가 입에 문 담배는 내가 자주 피는 말보로 울트라가 아닌 클라우드9이다. 어제일이 생각이 났다. 지인과 맥주를 한잔하고, 집에가는 길에  담배를 샀는데, 내가 산 담배는 울트라가 아닌, 클라우드9을 산것이다. 당시 고인을 애도하며 찾아간 분향소에 수북히 쌓여있었던 장면이 생각나서 였을 것이다.

 잠시 주변을 둘러본다. '쨍쨍한 날씨'에 화곡역사거리는 한산하다. 오가는 사람들은 나와 같은 서류가방의 회사원아니면, 귀에 이어폰을 끼고 바삐가는 학생들 그리고 잠시 볼일보러 가는 아주머니 몇밖에 없다. 가판대의 신문에는 모두가 고인이 된 분의 기사가 헤드라인으로 장식되어있다.

 운이 좋다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내가 이렇게 무더위에 그리고 쨍쨍한 날씨를 느끼면서 살아갈수있다 라는 것이 말이다. 또한 그와 함께 동시대를 살았다라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2009/05/29 00:47 2009/05/29 00:47
Posted by 정윤
정윤2009/04/08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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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떤날은 내몸과 마음이 일치가 되어, 잠에 골아떨어지자! 라는 일체의 답은 낼때가 있다. 내나이... 서른에, 그럴때일수록, 일어난 다음날은 상쾌할지라도, '이상'이라는 친구놈은, '이자식 넌 결국 육체의 노동자일뿐이야, 바로 잠에 떨어지고는 좋냐?' 라는 반문을 할때면,  벌써 회사의 책상에 않은지 오래이다, 그런 날 보게된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
 영화는 간결하고 느낌은 경쾌하다, 하지만, 에이프릴과 휠러의 이야기는 좀더 결혼과 사랑이라는 굴례에서 '현실'을 일깨워준다, 내일도 나에게는 '마더레이트'한 삶과 목표를 견주며, 그래프의 결과물 뒤에, 이상과, 꿈을 '휠러'처럼이나, 묻어버릴것이다. 왜냐고? 결국 나 또한, 나이먹어버린, 속물일 뿐이고, 젊은 날 이상에 대하여 이야기 한 것들은 어린시절 떠벌이에 불과한 나였으니까. 오래간만에 연타로 샘 맨더스, 핀쳐형님이 나의 감정선들을 팍팍 긁어주신다.  다음에는 말 그대로 국내 영화 감독이야기이다.

2009/04/08 01:06 2009/04/08 01:06
Posted by 정윤
지영2009/03/21 12:37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사랑도 나이를 먹을까.
예전의 발랄하고 요동치던 사랑이. 사람과 함께 나이를 먹으면.
점잖고. 혹은 지루하고. 조용하고. 소리없어져야만
하는것은 아닐는지..
나는 나이를 먹어도 철이 안드는것처럼-적어도..아직까지는.
내 사랑은 여전히 철딱서니없고, 여러가지 환상적인 상상과
설레임. 수많은 의문과 수많은 기대들로 가득차있는데.

내 사랑도. 현실과 타협하고, 꿈과 멀어지고, 아니, 꿈을 잊어버리고,
당연해지고, 적응해버려야하는게 정상일까.

내가 정상적인 사랑을 한다면..
몸이 멀어져서 마음도 멀어져야만 하는 정석처럼.
내 사랑은 이제 공중부양을 해버리는것은 아닐까?

사실..그렇게 훨훨 날아가버린다고 해도.
나는 여전히 철없는 사랑을 기대할 것만 같다.
2009/03/21 12:37 2009/03/21 12:37
Posted by 지영
지영2009/03/06 10:18
나이가 먹어도.
맺고 끊고가 안되는걸까?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어쩔수 없는 나인가봐.ㅠㅠ
2009/03/06 10:18 2009/03/06 10:18
Posted by 지영
지영2009/03/04 18:55
그날 난 어떤 표정을 짓고있을까,너도,또 나도, 없어지는 그런날.서글픈 표정의 흔적만 스치우듯 자욱을 남겨놓은,그런 껍데기만 남은 날에.

그런 날,

내 속의 모든 선의가 고통에 닳고 닳아 결국에 무너지고, 사랑과 함께 증오마저 스러지는 날, 표정을 닮은 그 어떤것, 감정이라고 불리우는 그런 어떤 것들을 내가 드디어는 연기하기 시작하는 날.

그런 날들이 온다면.
2009/03/04 18:55 2009/03/04 18:55
Posted by 지영